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남부럽지 않을 것 같던 한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적이 있다. ‘살아도 사는 게 아니야’라는 안타까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자살을 선택했다. 일반인들은 선뜻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심전심의 동료 연예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망자의 고통이나 심정을 겪어봤기 때문이리라. 실제 연예인 상당수가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알려지면서 연예인의 화려한 조명 뒤에 숨겨진 아픔이 대중의 이목을 샀다. 솔직히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만이 전부는 아닌 셈이다.

“고해성사 전엔 알아내려고 하지마”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은 건강한 신체와 건전한 정신이 가장 큰 재산이다. 하지만 연예인도 사람이다. 천하무적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한다. 대신 홍보용 전략이 아니고선 쉽게 외부로 알려지지 않는다. 자신의 병이 외부로 알려지기를 극도로 꺼리는 게 이유다. 심지어 간단한 진찰도 철저한 보안을 요구하기 십상이다. 괜한 구설수에 오르기를 싫어해서다. 이 때문에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들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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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진찰도 철저한보안 요구하기 십상

최근 톱스타 연예인 S군이 정신과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는 소문이 증폭돼 진위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병원은 굴지의 재벌그룹 관련 서울 유명 대형 병원이다. 심지어 S군이 짧게 입원까지 하며 치료를 받았다는 말도 나돈다. 이는 해당 병원 의사들의 입에서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다른 대형 병원에 근무 중인 의사는 “그 병원 의사한테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가타부타 언급하기 어렵다고 했다. 해당 병원 정신과 관계자는 “답변이 불가능하다”고 처음부터 못 박았다. 그는 이어 “(기자가) 사정을 잘 알지 않느냐”면서 “(다니든 다니지 않든) 환자의 개인 진료기록을 외부에 절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이 같은 답변이 (S군이) 치료를 받았다는 의미가 아닌 것은 더 잘 아시죠”라고 거듭 확인했다.

사실 틀린 말이 아니다. 병원은 환자의 치료 내용에 대해 사법 기관이나 환자 본인의 요구가 없으면 공개할 의무가 없다. 절대 언급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병원 직원이 임의로 환자의 진료기록을 공개하거나 제3자에게 열람시키는 그 자체가 위법행위다. 쉽게 말해 본인의 동의 없이 환자의 진료 내용을 공개하면 누구나 처벌을 받는다.

톱스타 S군이 정신과서 치료를 받는다는 말을 접한 한 연예계 종사자는 “잘못된 소문이 연예인에게 큰 상처를 안겨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겉보기에도 그런 면이 전혀 없지 않아 보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당사자나 측근들이 먼저 고백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십거리로 떠벌리면 안 된다”고 크게 손사래를 쳤다. 다른 관계자들 역시 대부분이 “먼저 알려고, 알아내려고 하지 말라”고 수차례 당부했다.

대중에 노출된 그 자체 정신적 스트레스 심각

한편 연예인의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해 일각에선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럭셔리한 모습만 생각해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보았을 뿐이다. 결국 연예인들의 실상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얘기다. 일반인들에겐 그저 어리석은 투정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스타도 똑같은 사람인지라 한없이 우울하다. 특히 과도한 경쟁과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인기에 대한 불안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과거 한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자신의 임상 사례를 통해 많은 배우들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자 연예인들의 경우 아름다운 외모와 대중들의 관심, 화려한 생활 등으로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대중적으로 노출돼 있는 만큼 스트레스도 심하다”고 덧붙였다.

한 중견 남성 연기자는 “지인들과 술집에서 마음대로 술잔을 기울일 수 없다”며 “특히 자신을 보통 사람과 달리 ‘상품’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견디지 못하는 여자 연예인들이 많다”고 고개를 저었다. 경력이 짧은 여자 연예인은 “죽는 게 무서운 게 아니라 잊혀지는 게 가장 무섭다”고까지 말했을 만큼 인기 노이로제에 걸려 있음을 나타냈다.

우울증은 이른바 ‘마음의 감기’로 불린다. 그만큼 쉽게 걸리기도 하고 낫기도 하는 정신장애의 일종이다. 감기가 만병의 원인이듯 우울증 역시 다른 중증장애, 심할 경우 목숨을 끊는 원인이 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정신과 전문의를 찾는 사람들은 그 자체만으로 높이 평가해야 한다”며 “상당수가 문제 있으면서도 정신과 전문의를 찾고, 약물치료를 받는다는 것에 대해 막연한 공포와 불안감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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