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어떤 노인이 있었다.

그 노인은 원숭이 100마리를 갖고 일을 시켜서 먹고 살고 있었지.
그런데 어느날 원숭이들이 노인에게 몰려와 말했다.

"우리는 여지껏 당신 밑에서 충분히 일을 해왔다.
그러니 이제 우리를 자유롭게 풀어달라."

노인은 고민에 빠졌지.
노예인 원숭이들을 풀어주면 그는 빈털털이가 되니까.
하지만 집단으로 반발한 원숭이들의 요구를 거절할 수도 없었어.
그래서 그는 묘책을 생각했지.

"좋다. 너희 모두를 풀어주마. 그대신 모두 이 팔찌를 차라."

"이게 뭐지?"

"너희를 다른 원숭이와 구분하기 위해서지.
너희는 여지껏 나를 위해 일해줬다.
그 보답으로 이 팔찌를 차고 내게 오는 원숭이에게는 도토리와 술을 주마."

원숭이들은 기뻐하며 팔찌를 찼다.
그리고 노인은 한 원숭이에게만 살짝 팔찌를 두 개 채웠다.
다음날 팔찌를 찬 원숭이들이 도토리와 술을 받으러 노인에게 갔다.
노인은 도토리와 술을 나누어줬는데...
팔찌를 두 개 가진 원숭이에겐 더 많은 도토리와 더 좋은 술을 줬다.

당연히 원숭이들은 항의했다.
"왜 저 원숭이는 우리보다 많이 받는가?"

노인은 말했다.

"이 원숭이는 내 밑에 있을때 더 많은 일을 해주었다.
그래서 그 표시로 팔찌를 두 개 준 것이고 난 팔찌가 많은 원숭이에게 더 좋은 것을 줄 것이다."

그 날 밤.
한 원숭이가 노인을 찾아왔다.

"당신을 위해 일하겠다. 그러니 팔찌를 더 달라."

원숭이는 밤새도록 일을 하고 팔찌를 받아갔고,
다음날 원숭이들은 특별대우를 받는 원숭이를 한 마리 더 보게 되었다.
그리고 곧 원숭이들은 팔찌를 더 받기 위해 앞다투어 노인을 위해 일을 했다.
팔찌가 없던 원숭이들도 이것을 보았다.
그 원숭이들도 노인에게 팔찌를 받기 위해 몰려왔다.
팔찌가 많은 원숭이들이 생겨났고 그렇지 못한 원숭이들도 생겨났다.
팔찌를 훔치는 원숭이도 생겨났도 사기를 쳐서 모으는 원숭이도 생겨났고
다른 원숭이를 죽이고 뺏는 원숭이도 생겨났다.

노인에겐 어느 원숭이가 가장 많은 팔찌를 갖든 상관없었다.
그에겐 팔찌를 가지려 발버둥치는 원숭이가 필요할 뿐이었다.
노인은 원숭이를 풀어주기 전보다 부자가 되었고
원숭이들은 노예로 있을 때보다 스스로 더 많은 일을 했다.

정말 멍청한 원숭이들이지?

자 그럼 다들 하나씩 꼭 갖고 다니는 지갑을 꺼내
안을 들여다봐라.

그 안에 너희들이 모으는 팔찌가 있다.


김규삼 - MONSTERZ...중에서 -


예전.. 노예로 있던 인간들이.. 노예제도가 없어진 지금..
돈에 노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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